2017년 9월 17일 일요일

이규보의 土靈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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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夢得曰。天獨陽不可問。問於大鈞。然則配天尊者后皇。后皇不可問。問於后皇所統五土之靈曰。

汝特天地間。垚然一物也。非特埋金玉石鐵瓦礫朽帑無情之物。亦能埋人矣。聖若孔丘。賢若顔氏。淸如伯夷。孝如曾子。剛膓者子儀。烈膽者李愬。文之雄者韓柳。詩之豪者李杜。其鴻識巨量。英精逸狀。與天角壯。汝忍埋之乎。佞若江充。惡如梁兾。罔君者斯高。盜國者安史。其姦腥毒。臭似不堪受。汝亦容埋乎。

對曰。甚矣。子之誤也。萬物歸根於土。自然之數也。何擇而不埋乎。我本爲夫所命。爲地所尸。物無巨細。善惡皆得埋之。雖然。於其人也。有埋骨埋精魄者。有埋骨不能埋精魄者。汝得聞乎。若聖若賢若廉孝忠烈。若才之豪逸者。其精也歸天。否則復生於人間。或爲順子純臣。或爲烈士英人。故其骨可埋。其精魄不可埋也。若佞若賊若欺罔回慝者。則吾能錮其精囚其魄。以我之坎陷之。以我之厚掩之。猶以爲慊。以吾所藏巨石以檻之。以吾所岀湧水以墊之。故非特埋其骨。亦能埋其精魄矣。予曰善乎。遂書其對。



유몽득(劉夢得)의 말에, “하늘은 독양(獨陽)이라 물을 수 없기에, 대균(大鈞)에게 묻는다.” 하였다. 그러면 천존(天尊)을 짝한 이는 후황(后皇 지신〈地神〉)인데, 후황에겐 물을 수 없으니, 후황이 통솔하는 오토(五土)의 영(靈)에게 묻기를,

“너는 특히 하늘과 땅 사이의 덩그런 한 물건이다. 그런데 너는 다만 금ㆍ옥ㆍ돌ㆍ쇠ㆍ기와 조각ㆍ쓰레기같은 무정한 물건을 묻을 뿐 아니라, 또한 능히 사람을 묻는구나. 거룩하기론 공구(孔丘 공자)같은 이, 어질기론 안씨(顔氏 안연〈安淵〉)같은 이, 청렴하기는 백이(伯夷)같은 이, 효성스럽기는 증자(曾子)같은 이, 창자가 곧기론 곽자의(郭子儀)같은 이, 쓸개가 맵기론 이소(李愬)같은 이, 문장이 힘차기는 한유(韓愈)ㆍ유종원(柳宗元), 시(詩)가 호탕하기론 이백(李白)ㆍ두보(杜甫) 그 거창한 지식과 크나큰 도량이며, 영특한 정기가 뛰어난 모양이 하늘과 더불어 장(壯)함을 겨룰 만하거늘, 네가 차마 어찌 그들을 묻었느냐. 아첨 잘하기론 강충(江充)과 같은 놈, 모질기론 양기(梁冀)와 같은 놈, 임금을 속인 이사(李斯)ㆍ조고(趙高), 나라를 도둑질한 안녹산(安祿山)ㆍ사사명(史思明), 그 간사한 비린내와 독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음직한데, 네가 또한 그들을 용납하여 묻었느냐.” 하였다.

토령(土靈)이 대답하기를,
“심하다, 그대의 잘못이여, 만물이 뿌리를 흙에 돌림은 자연의 이치이다. 어느 것을 가리어 묻지 않겠는가. 나는 본래 하늘의 명을 받고 땅의 주신(主神)이 되어, 물건의 크고 작고 좋고 언짢은 것을 모조리 다 묻는다. 그러나 사람에 있어서는 뼈를 묻고 정기와 넋을 묻는 것이 있고, 뼈를 묻고 정기와 넋을 묻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네가 얻어 들었는가.
거룩한 이, 어진이, 청렴하고 효성스럽고 충성되고 매운 이, 재주가 엄청나게 뛰어난 이, 이런 이들은 그 정기가 하늘로 돌아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인간에 나서 혹은 순자(順子)ㆍ순신(純臣)이 되고, 혹은 열사(烈士)ㆍ영인(英人)이 되므로, 그 뼈는 묻을 수 있으나, 그 정기와 넋은 묻을 수 없다. 그에 반(叛)하여 아첨하는 놈, 도둑질하는 놈, 남을 속이는 놈, 간사한 놈은 내가 그 정기를 묶고 그 넋을 가두어, 나의 구멍 속에 빠뜨리고, 나의 두터움으로 가리고도, 오히려 부족히 여겨 나의 감추어둔 큰 돌로 짓누르고 나의 솟구쳐내는 물로 잠가버리나니, 그러므로 다만 그 뼈를 묻을 뿐이 아니요, 또한 그 정기와 넋을 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옳도다.” 하고 드디어 그의 대답을 여기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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